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 2024 05 20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Flag=2&exhId=202401150001736
오랜 시간 인간은 사물을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로 여기고, 자연에서 원료를 가져와 끊임없이 무언가를 디자인하고 생산해 냈다. 이런 모던 디자인적 사고로 인해 세상은 버려진 것들로 가득차게 되었고 사람들은 사물이 곧 물건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는 이런 통념에 맞서 동시대 미술과 디자인 실천을 통해 사물의 개념을 확장해본다. 전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사물의 세계'는 사물을 재료나 물질로 해체해보거나 다른 감각으로 바꾸어 사물이 우리 곁에 있음을 알아차리게 하고, 둘째, ‘보이지 않는 관계'에서는 사물이 인간의 쓰임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행위자라는 사실을 확인해본다. 마지막으로 ‘어떤 미래'는 기존의 범주와 시공간을 넘나드는 사물을 경유하여 불가능한 것을 꿈꿔 보는 자리이다.
20세기 후반 철학자들은 ‘인간이 만물의 척도다' 라는 인간 중심주의에 문제를 느끼고 동물, 식물, 기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사물에 대해 ‘비인간’이라 칭하며 공생의 윤리를 중요하게 내세웠다. 전시는 이런 포스트 휴머니즘의 흐름에 맞춰 사물을 인간과 함께 이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존재로 바라보자고 제안하며, 예술적 사고의 전환을 통해 ‘인간 너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를 분해해서 재조립하는 작업, 폐플라스틱으로 '지구를 살리는 일에 조금은 기여하고 있다는' 프로젝트 팀,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한 재료를 분해하는 과정과 그 소리를 담아낸 작업 등 사물의 새로운 탄생과 재배치 재조립 재조명에 대한 여러가지 작업이 모여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일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도달한 작업'같다고 느껴졌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보통은 플라스틱 압축기를 구비하며 눌러낸 플라스틱을 구부려 조명과 연결시키거나, 어떤 광물을 가루가 될 때까지 갈거나, 여러 고물들로 새로운 축음기를 만들어내는 발명의 영역까지 가닿거나... 보통 가정에서는 그러기 쉽지 않으니까. 리사이클과 예술은 참 한 끗차이구나 싶고. 사물들의 원재료를 내보이는 작품이 많아서 그들도 이런 모습을 꿈꿔봤으려나, 싶다 플라스틱은 숨쉬지 않지만 나무는 숨을 쉰다 어쩌면 그들도 생각하고 고를 수 있었다면 꿈을 함께 꾸었겠지
또 촬영은 못 했지만 아마 국경선을 넘는 사람들과 반복되는 삶을 교차시킨 영상이 있었는데 큰 스토리라인이나 절정은 없었지만 내내 머리에 맴도는 영상 작업이었다. 이 전시의 영상들은 모두 여러가지 의미로 참 인상깊었던 것 같음. 해당 작품 소개글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 만족스러운 전시였다 작가의 생각을 파악하고 싶어지게 하는 전시는 늘 나에게 많은 충족감을 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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