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아프다
"내가 아프다"고 심장이 말했으나
고요가 성숙되지 못해 그 음성 아슴했다
한참 후일에
"내가 아프다 아주 많이"라고
심장이 말할 때
고요가 성숙되었기에
이를 알아들었다
심장이 이런 말을 한다
교향곡의 음표처럼
사람은 저마다의 음계와 음색으로
한 곡의 장중한 음악 안에 녹아든다고
그것은 심연의 연주여서
고요해야만 들린다고
심장이 이런 말도 한다
그리움과 회환과 궁핍과 고통 등이
사람의 일상이며
이것이 바수어져 물되고
증류수되기까지
아프고 아프면서 삶의 예물로
바쳐진다고
그리고 삶은 진실로
이만한 가치라고
심장이 아프다, 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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